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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알꽁알

왁자지껄 삼남매


점심을 대충 때울 요량으로 동네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버거 하나를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그때 등장한 삼남매와 그 어머니...

옆건물에 있는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고 오는 길인가보다.

"난 불고기버거, 난 콜라, 난 바닐라 아이스크림~ "

신난 아이들이 마구잡이로 먹고싶은걸 불러대기 시작한다. 

여섯 살짜리 꼬맹이들도 지 먹고 싶은건 확실하구나. 아니다. 오히려 여섯 살이어서

더 확실한걸지도!

나같으면 대충 아무거나 가지고 와서 먹으라고 했을텐데, 세 아이의 엄마는 애들이 정신없이

외친 메뉴를 정확히 받아와서 애들에게 넘기고,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감자를 먹으며 한 컷, 영화포스터를 들고 한 컷.

애들은 먹느라 귀찮아 하는 눈치인데 엄마는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다.

아무래도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둘째의 학교 숙제인가보다.

둘째는 엄마의 이런 저런 포즈 요구에 별 말 없이 잘 따른다.

버거를 먹다가 손에 뭐가 좀 뭍었나보다. 늠름한 둘 째가 당당하게 카운터로 가서 외친다.

아주머니~ 블라블라~

냅킨을 달라는 소릴였던것 같은데, 카운터의 처자는 아주머니라는 호칭이 못마땅했는지 

못들은척 하고, 딜리버리하는 청년이 웃으면서 케찹을 준다.

냅킨을 가져오라는 미션을 망각한 채 둘째는 자리에 돌아와서 앉으며 미션 클리어~!

첫째 누나의 타박이 이어진다.

"아주머니란 말은 아주머니한테 써야지, 언니한테 아주머니라고 하면 어떻하니?

엄마는 아줌마가 맞지만, 저 언니는......."

이 대목에서 엄마가 발끈한다. 아이 셋 딸린 아주머니인것이 분명하지만, 카운터에 있는

젊은 언니와 비교를 당하며 딸로부터 아주머니 소리를 듣는 엄마의 기분...이해할만하다.

내가 누구때문에 아줌마가 됐는데~!!!

애들은 엄마가 버럭하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다시 먹고 흘리고 떠들고 돌아다니며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세아이의 엄마로 아줌마가 되버린 한 여자는 손에든 버거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렇게 아이들 돌보는데 여념이 없다.

행복한(?) 가족의 풍경. 그런데 그 풍경에 아빠는 빠져있다.

항상 이런 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