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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꽃을 보며

지는 꽃을 보며 

                              한기옥

목련 꽃이 진다 
살구 꽃 
복사 꽃 
앵두 꽃이 
지면서 아름답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어렵다 
망설이며 
옷섶 여미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쉬워지는 시간을 사는 목숨처럼 
어렵사리 살아낸 생은 없노라고 
눈부신 생의 절정을 
어떤 망설임도 없이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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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크린 도어에는 좋은 시들이 많이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쉬워지는 시간을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만큼 치열한 어제를 살아왔다면 오늘은 그보다 쉬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