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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알꽁알

그러게 그러니까 그건...


나도 잘 몰라. 설명하기도 귀찮아.

그러니까 그건, 그건 말이지,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어, 마치 김포에 장어구이를 먹으러 갔는데, 예전에 내어주던

그 정성 가득한 숯불이 아니라, 번개탄에 잠깐 그을린 그 연탄불 같은 불덩이를 받았을 때의

기분이랄까?  처음부터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고 마는 그 시작 점.

나랑 함께 했다면 너도 느꼈겠지, 그렇지만 나는 지금 너한테 그런 기분을 원하는 건 아니야,

그냥 내가 너랑 함께 하고 싶었는데, 뭔가 대단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그렇지만 결코 손해 보는 것

같지는 않은 그런 기분을 너랑 함께 느끼고 싶었는데, 그게 내 맘처럼 되지 않을 때, 그렇지만 그게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을 때, 그냥 그 기분을 말 하고 싶을 뿐이야.

오늘 내가 왜 술을 마시고 싶었을까?

난 별로 하고 싶은 말도 없어, 그다지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어.  그렇지만 기분이 이상해,

왠지 오늘 술을 안마시고, 지금 이 기분을 이렇게라도 남겨놓지 않으면 내가 그냥 증발해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가 연기를 하건, 진심으로 아무리 바른 삶을 살건, 그건 내 머릿속, 내가 판단하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십미터 이상 벗어나기 힘들거야. 난 항상 따지고 계산하고, 생각하니까...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

소주 두 병의 위력은 딱 여기까지야.

날 적당히 센치하게 만들고, 적당히 옛 추억에 젖게 만들고, 적당히 촉촉하게 만들어 주면 돼,

적당히, 적당히...

지금까지 여러번 줄을 바꿔 가면서 이야기를 지껄였지만, 별 내용 없어, 그냥

그냥 내가 기억하고 싶을 뿐이야...

알지 내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