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꽁알꽁알

내 물건


새벽 두시 사십육분 쯤에 갑자기 잠이 깼다.

갑자기 또 지름병이 도져서 강의 테잎을 주문해 놓은게 생각 났는데, 예전에 쓰던 찍찍이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곳에 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진 것이다.... 이사할 때도 못본것 같은데...

침대 아래, 서랍장, 책꽃이 등등을 뒤지기 시작했다.

결국 행방불명 확정~!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물건이지만 이렇게 한 번씩 필요할 때 없으면 짜증이 난다.

뱃속에서 스멀스멀 넘치는 짜증을 다스리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찍찍이가 전원 어댑터와 함께 사라졌다는건 내가 어디가서 팔아먹지 않은 이상, 누군가에게

빌려줬다는 것~! 그러고보니 누군가에게 빌려주었던 기억은 어렴풋하게 나는데, 그게 누군지를

모르겠으니 미칠 노릇.

고시생일까, 아님 토익공부하는 녀석? 이미 내 주변에는 그런 이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로 빌려간 그(녀)도 지금쯤은 그 물건은 방구석 어딘가에 쳐박아 두고 있을 거라는 말씀.

찍찍이에다가 분명 다이모로 이름도 붙여 놓았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찍찍이를 빌려준 것이 분명하다는 전제 하에 이쯤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1. 빌려간 사람 방구석 어딘가에 잘 쳐박혀 있다.

2. 빌려간 사람이 또 누군가에게 빌려준 다음 까맣게 잊었다.

3. 빌려간 사람이 내이름이 박힌 찍찍이를 어루만지며 흐뭇해 하고 있다....

음, 3번은 좀 무섭군...

암튼 덕분에 새벽에 깬 잠은 확 달아나 버렸고, 생각난 김에 우리 집에는 내 물건이 아닌 주인에게

돌아가고 싶어하는 빌려온 물건들이 없나 여기저기 뒤져 보았다. 우리 집에는 그런 물건 없음.

내가 이렇게 잃어버린 물건이 찍찍이 뿐만은 아니지. 예전에 조금 사모았던 씨디, 책들, 이어폰 등등

알게 모르게 꽤 많이 있을 거다.

다들 어딘가에서 사실상의 주인들 과 잘 지내고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빌려준 돈, 받을 돈을 정리해 봐야겠다.

으흐~ 부자되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