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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달 달이 낮게 떠있어서 그런지 참 크고 가깝게 보이는 밤이었다. 사진을 한 장 찍어보려 몇걸음 앞으로 걸어나가다가 이내 포기해버렸다. 어차피 몇걸음 더 가까이 간다고 사진에 달이 더 잘 나오는 것은 아닐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두 눈으로 보면 이렇게나 크고 가깝게 보이는 달인데, 왜 프레임을 들이대면 내가 본대로 표현이 안되는건지... 잠깐 속상해하다가 백만원짜리 핸드폰 카메라보다 좋은 구백냥짜리 멀쩡한 눈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기로 한다. 사진 뿐만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은 사물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는 과감하게 내가 가진 무기(?) 라고 착각하고 있는 프레임을 내려놓고, 내 감을 믿고 그것만으로 대상에 좀 더 가깝게.. 더보기
경동시장 가끔 공부하기 싫을 때면 제기동에 나온다. 시장이야 다 비슷하겠거니 하지만 제기동 경동시장에는 좀 특별한게 있다. 내가 오래 전부터 즐겨 찾던 사우나가 있고, 약령시장이 있고, 그리고 최근에서야 알게된 냉면집이 하나 있다. 경동시장은 좀 재미있다. 어릴 적 엄마 손잡고 나갔던 시장에서의 기억은, 주로 생선 비린내 나는 좁은 골목에서 물이 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야 했던 것 정도인데… 경동시장에는 생선 비린내 뿐만 아니라 생선냄새, 돼지냄새 뿐만 아니라 약초냄새까지… 후각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오리알 세개 2천원. 각종 과일 말린 것들. 되로 담아서 파는 중국산 녹차 등 신기하면서도 혹하는 물건들도 많고, 대체 저런거 팔아서 하루에 얼마나 벌까 하는 생각이 절로들게 하는 것들도 많.. 더보기
그렇게 생명은 우리를 불쑥 찾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이 맺어지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예고없이 우리를 떠나기도 한다. 항상 누군가는 떠나보내고, 또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생각보다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럴 준비가 되어있나. 지금 당장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난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일상인 것이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소원을 빌어봐 Wish me good luck! 더보기
자기 이야기 바야흐로 말이 흔하고 범람하는 시절이다. 자기 생각이 없고, 자기가 무엇을 하고있는지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붉어진 눈과 흐려진 침을 튀기며 말 만들기에 골몰한다. 나는 조낸 비애롭고 불쾌하다. 말은 도처에 쏟아지나 귀 기울여 들을 말이 귀한 시절이라니.제발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 정히 생각이 없고, 할 말이 없으면 그 시간에 라면 가닥이라도 길게 붙들고 오래 오래 삼킬 일이다. 그 시간만큼이라도 세상이 조금 조용해지지 않겠나. 고요하고 맑은 사람이 그립다. 류근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中.===================================================================이런 글을 읽고도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궁리를 하긴 커녕 이걸 옮겨적어야겠다는 생각.. 더보기
지는 꽃을 보며 지는 꽃을 보며 한기옥 목련 꽃이 진다 살구 꽃 복사 꽃 앵두 꽃이 지면서 아름답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어렵다 망설이며 옷섶 여미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쉬워지는 시간을 사는 목숨처럼 어렵사리 살아낸 생은 없노라고 눈부신 생의 절정을 어떤 망설임도 없이 내려놓는다===========================지하철 스크린 도어에는 좋은 시들이 많이 있다.어제보다 오늘이 쉬워지는 시간을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그만큼 치열한 어제를 살아왔다면 오늘은 그보다 쉬운걸까? 더보기
태평성대 생각하고 느낄 것이 많은 나라에 살고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태평성대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대신 영혼이 잠든채로 살아지는 것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아서, 상대방이 왜 나랑 다른지는 모르더라도 일단 다르다는 것은 이해할수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대답해줬다. 아직은 나도 왜 이렇게 다르고, 뭐가 옳은 것인지는 정확히 판단을 못하겠다. 일단은 다름을 알고 좀 더 시간을 갖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자. 그러는 사이에 난 좀 더 건강해져 있겠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다이빙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인사 가는 날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이년 반 입학하고 이 년 반이 지났다. 물론 정확히는 그만둔지 삼년이지만. 나에겐 이 년 반이 고비. 지금까지 거의 모든 자리에서 이 년 반이 한계였다. 그때 얼핏 이번에는 이 년 반의 위기가 오더라고 학교가 삼년제니까 잘 버틸 수있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러하다. 나 잘 하고 있는걸까. 혹자가. 인생 갈림길 정답은 없는것. 지금 내가 한 선택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도록 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했다.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 같은 자기 합리화용이론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은 자기실현적 기대를 바라보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